K리그 챔피언 울산이 홈에서 충격적인 5연패를 헌납했다.
울산 HD는 26일 오후 7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페이즈 5차전에서 상하이 하이강에 1-3 패배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울산은 5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울산이 기회를 잡았다. 김민준이 빠르게 쇄도해 크로스를 올렸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상하이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9분 바르가스가 슈팅을 날렸으나 김영권이 막아냈다. 이후 분위기를 헌납한 울산은 결국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전반 10분 오스카가 바르가스에 볼을 넘겼고, 이를 오른발로 밀어 넣은 것. 일격을 허용한 울산도 점차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전반 18분에는 상대 골키퍼의 실수를 틈타 고승범이 주민규에 낮은 크로스를 올렸으나 무산됐다. 분위기를 올렸으나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전반 22분 빌드업 과정에서 고승범이 패스 실수를 범했다. 이 틈을 놓치지 않은 오스카가 가로채어 바르가스에 연결했고,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실점 이후 울산이 반격 기회를 잡았다. 전반 28분 상하이 리앙이 이청용에 파울을 범했고, VAR 끝에 퇴장당했다.
수적 우위를 통해 공격을 전개한 울산은 전반 43분 김민준이 보야니치의 크로스를 받고, 헤더를 시도했으나 막혔다. 이후 상하이를 몰아치며 골문을 노렸던 울산이었으나 별다른 장면을 만들지 못했고, 결국 전반은 종료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울산은 이규성을 빼고 야고를 투입하며 공격 진영에 변화를 가져갔다. 울산은 후반 1분 고승범이 슈팅을 날렸으나 상대 수비가 막아냈다. 이후 후반 2분에는 이명재의 크로스를 받은 임종은이 오른발로 마무리했지만 빗나갔다.
상하이도 간간이 반격에 나섰다. 전방에 자리한 오스카-포프-바르가스가 높이 올라온 울산 수비 뒷공간을 공략하며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득점이 필요했던 울산은 후반 12분 김민준을 빼고 아타루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고, 후반 17분에는 루빅손을 넣으며 진영에 변화를 가져갔다. 상하이도 반격에 나섰다. 후반 21분 쉬신을 빼고 구스타보를 투입하며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결국 울산이 골문을 갈랐다. 후반 26분 이명재의 코너킥을 받은 주민규가 헤더로 골문을 뚫어냈다. 이후 분위기를 올린 울산은 곧바로 야고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으나 놓쳤다. 후반 32분 울산은 이청용을 빼고 아라비제를 투입하며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수비 집중력이 순간적으로 떨어졌고, 후반 37분 바르가스에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사실상 패색이 짙어졌다.
이후 울산은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잡아내지 못했고, 결국 홈에서 쓰라린 패배를 적립했다.
과감하지도 세밀하지도 못했던 울산
완벽한 패배였다. 경기 시작 전 울산은 4연패를 끊어내겠다는 의지가 강력했지만, 경기장 안에서는 이렇다 할 모습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이날 울산은 상대 압박에 완벽하게 당황했고, 실수가 연이어 나오며 연속 실점을 허용했다. 후방에서 안정적인 볼 배급을 통해 경기를 조립하는 특징을 완벽하게 공략한 상하이는 전방에 자리한 바르가스, 오스카, 포프를 적극적으로 전진시켜 울산의 수비진을 방해했다. 결국 이런 상하이의 공략법에 당하며 무너졌다.
수공격 또한 상당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울산은 수적 우위를 통해 무려 74%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고 흔들었지만,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결정적인 기회조차 만들어 내지 못했다. 17개의 슈팅을 날렸으나 단 5개만 유효 슈팅으로 기록됐고, 후반에는 주민규-야고 투톱을 가동했으나 공중전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세밀함 역시 떨어졌다. 울산은 유기적인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 균열을 노렸으나 오히려 기본적인 패스 실수가 반복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중앙 지역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하고 볼은 측면으로 빠졌고, 연이은 크로스 패턴만 반복되며 지루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세밀함이 떨어지자 과감함이 무뎌졌다. 상하이는 퇴장 이후 5백을 형성하며 깊게 내려섰다. 결국 이런 수비 패턴을 파훼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전진과 중거리 슈팅이 필요했으나 그렇지 못했다.
특히 중거리 슈팅은 전혀 나오지 않으며 아쉬움을 더했다. 후반 36분에 돼서야 주민규가 첫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경기 종료 직전 김영권이 날린 슈팅이 전부였다. 또 울산은 경기 내내 모험적인 패스보다 안정적인 패스를 택했고, 상하이는 이를 손쉽게 저지하며 웃었다.
한편 홈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본 김 감독은 "홈에서 마지막 경기인데 팬 앞에서 또다시 실망하게 해 송구한 마음이다. 왜 이렇게 되는지 모르겠다. 시작을 잘한 것 같은데 자꾸 실수가 나온다. 수적 우위도 활용하지 못했고, 감독으로서 죄송하다. 선수들을 원망하고 싶지는 않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