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았던 13년 만의 ‘챔스 코리안 더비’는 후반전에 가서야 성사됐다. 한국 팬들이 손꼽아 기다렸던 멋진 승부에서, ‘형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슈퍼맨을 연상케 하는 그림 같은 선제 결승골을 작렬, ‘동생’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에 승리를 거뒀다.
뮌헨은 27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PSG와의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5차전에서 선발 출전해 전반 38분 터진 김민재의 선제골을 끝까지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뮌헨은, 3승2패, 승점 9점을 확보했고. PSG는 1승1무3패, 승점 5점에 머무르면서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졌다. 이번 시즌부터 참가팀이 36팀으로 늘어나면서 포맷이 변경된 챔피언스리그는 리그 페이즈를 통해 36개 팀 중 1~8위 팀이 16강에 직행하고 9~24위 팀이 플레이오프를 통해 16강에 오른다. 나머지 팀은 탈락한다.
이날 경기의 관심은 김민재와 이강인의 맞대결 성사 여부였다. UCL에서 ‘코리안 더비’가 성사된 것은 2011년 12월 박지성(당시 맨유)과 박주호(당시 바젤)의 맞대결이 마지막이었다. 이날 김민재와 이강인이 맞대결하면 UCL에서 무려 13년 만에 열리는 코리안 더비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뱅상 콩파니 감독 체제에서 붙박이 주전인 김민재가 당당히 선발로 나선 반면, 이강인이 벤치에서 출발하면서 일단 ‘선발 맞대결’은 무산된 채로 경기가 시작됐다.
뮌헨은 마누엘 노이어, 다요 우파메카노, 김민재, 조슈아 키미히, 레온 고레츠카, 해리 케인, 르로이 사네, 킹슬리 코망, 알폰소 데이비스, 콘라트 라이머, 자말 무시알라가 선발 출격했다. 이에 맞선 PSG는 마트베이 사포노프, 누노 멘데스, 윌리엄 파초, 마르퀴뇨스, 아슈라프 하키미, 파비안 루이스, 주앙 네베스, 비티냐, 워렌 자이르 에메리, 브래들리 바르콜라, 우스만 뎀벨레가 선발로 나섰다.
경기는 홈팀인 뮌헨이 주도권을 잡은 양상으로 전개됐다. 뮌헨은 전반 7분 만에 저말 무시알라가 강력한 슈팅을 날렸으나 PSG 골키퍼 마트베이 사포노프의 선방에 막혔다. 이후 PSG도 뮌헨의 수비 실수를 틈타 우스만 뎀벨레의 왼발 슈팅이 나왔으나 골문 안으로 향하지 못했다.
이후 서로간 날선 공방전이 펼쳐진 가운데, 전반 38분 뮌헨이 선제골을 뽑았다. 김민재의 머리에서 나온 멋진 골이었다. 왼쪽에서 골라인에 바짝 붙어 올라온 코너킥을 상대 골키퍼가 제대로 펀칭해내지 못하자 문전에서 도사리던 김민재가 머리로 받아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은 김민재의 UCL 데뷔골이다. 김민재는 2021년 페네르바체(터키) 유니폼을 입으며 유럽에 진출했다. 이후 이탈리아 세리에A, 분데스리가에서는 간혹 골맛을 봤으나 클럽대항전에서는 공격포인트를 올린 적이 없었다.
또 이 골은 김민재의 올 시즌 2호골이기도 하다. 그는 리그에서만 1골을 기록 중이었다. 지난달 6일 프랑크푸르트와의 분데스리가 6라운드에서 시즌 첫 골을 넣었던 김민재다.
김민재의 선제골 덕에 뮌헨은 전반전을 1-0으로 앞선 채 마쳤다. 후반 들어서도 치열한 접전을 이어가던 뮌헨은 후반 10분 완벽하게 우위에 설 기회를 잡았다. 뮌헨 페널티지역에서 패스를 잡지 못한 뎀벨레가 역습으로 전환하려던 뮌헨의 알폰소 데이비스에게 위험한 태클을 가했고, 심판이 즉각 옐로카드를 꺼냈다. 앞서 전반에 심판에게 항의하다 경고를 받았던 뎀벨레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이후 뮌헨은 PSG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그러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던 PSG가 후반 19분 워렌 자이르 에메리를 빼고 이강인을 투입하면서 마침내 13년 만의 ‘챔스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이강인은 투입되자마자 뮌헨 골문 앞으로 날카로운 프리킥 크로스를 날리는 등 존재감을 뽐냈다.
이후에도 뮌헨이 주도권을 쥐면서 경기를 끌고 갔으나 추가골을 넣지 못해 아슬아슬한 승부가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수적 열세에 몰렸던 PSG 역시 이렇다 할 반격을 하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뮌헨의 1-0 승리로 끝이 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