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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겨진 K리그 자존심…'챔피언' 울산의 ACLE 5전 전패 굴욕
구겨진 K리그 자존심…'챔피언' 울산의 ACLE 5전 전패 굴욕
botv
2024-11-27 05:30

1명 퇴장당한 상하이 하이강에 1-3 완패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K리그1 3연패 달성으로 '최강팀'을 자부하던 울산HD가 아시아 축구클럽 대항전에서 '5경기 전패'로 굴욕을 당했다. 팀의 부진을 넘어 리그 경쟁력에도 큰 상처를 입혔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6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4-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5차전에서 한 명이 퇴장당한 상하이 하이강(중국)에 1-3으로 졌다.

울산 팬은 물론 K리그 팬 모두에게 충격적 완패였다. 울산은 전반 31분 리앙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를 잡고도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하더니 마티아스 바르가스에게 해트트릭을 허용, 참사 수모를 겪었다.

오는 30일 열리는 코리아컵 결승 포항 스틸러스전을 대비해 전력을 아낀 것도 아니었다.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 조현우가 피로 누적으로 결장했으나 주민규, 이청용, 고승범, 보야니치, 김영권, 이명재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선발로 나섰다. 여기에 김판곤 감독은 야고, 아타루, 루빅손, 아라비제 등 외국인 선수들을 교체 카드로 활용하는 등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모두 썼다.


그러나 울산은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전반 11분 만에 공을 뺏긴 뒤 전개된 상하이 하이강의 공격에 허무하게 실점하더니 전반 23분에는 고승범의 치명적 패스 실수로 추가 골을 내줬다. 후반 38분에는 수비 숫자가 훨씬 많았음에도 느슨한 압박으로 중거리포까지 얻어맞았다.

단순히 상하이 하이강 외국인 선수 바르가스, 오스카의 뛰어난 개인 능력에 농락당했다고 볼 수도 없었다. 울산은 경기 내내 상하이 하이강의 수비를 흔들 법한 예리한 공격을 펼치지 못하면서 몇 번 안 되는 상대의 반격에 뒷문이 너무 쉽게 뚫렸다. 선수단 평균 연령이 높아 전체적으로 기동력까지 떨어졌다. 홈 경기에다 수적 우세의 이점도 전혀 살리지 못했다.

문제는 울산의 이런 부진한 경기력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울산은 ACLE 리그 스테이지 5경기를 치르면서 승점 1도 따내지 못했다. 무려 13골이나 허용하면서 득점은 딱 한 골이다. 주민규가 상하이 하이강전을 통해 433분 만에 겨우 한 골을 넣었다.

K리그1에서 역대 네 번째 3연패 위업을 달성한 팀이 아시아 무대에서는 동네북 수준으로 전락한 것이다. 광주FC(3승1패)와 포항(2승2패)이 선전하고 있지만 '챔피언'이 수모를 당하고 있으니 외부에서 판단하는 K리그1 수준이 긍정적일 수 없을 터다.


울산은 앞으로 상하이 선화(중국),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 산둥 타이산(중국)을 차례로 상대한다. 이 3경기를 다 이긴다 해도 동아시아 12개 팀 중 상위 8개 팀에 주어지는 16강 토너먼트 진출권 획득 가능성이 희박하다. 울산과 8위 상하이 하이강(승점 7)의 격차는 승점 7이다.

참혹한 경험을 하는 울산을 향한 걱정은 이번 ACLE에 그치지 않는다. 울산은 2024시즌 K리그1 우승팀 자격으로 2025-26시즌 ACLE에 다시 나선다. 어떤 준비도 없이 지금 같은 수준에 그친다면 참사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 울산이 K리그를 대표해서 참가하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