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박진우]
경기 도중 발목이 부러졌음에도 풀타임을 소화한 굴리엘모 비카리오. 결국 수술대에 올라 장기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프리미어리그(PL) 규정에 '골키퍼 긴급 영입' 규정이 있지만, 허용될 확률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토트넘 훗스퍼는 24일 오전 2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PL 12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4-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토트넘은 공식전 2연패를 끊어내는 데 성공하며 6위로 올라섰고, 맨시티는 공식전 5연패를 달성했다.
기분 좋은 날이었지만, 결코 웃을 수 없었던 토트넘이었다. '주전 골키퍼' 비카리오가 심각한 부상으로 장기 이탈하게 됐기 때문. 전반 36분 맨시티는 전방의 사비우에게 긴 패스를 건넸다. 페드로 포로가 헤더로 비카리오에게 백 패스를 내줬는데, 패스가 짧았다. 비카리오는 아슬아슬하게 공을 잡아냈지만, 사비우와 동선이 겹치며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
문제는 착지 과정에서 발생했다. 비카리오는 발을 땅에 짚는 순간 발목이 뒤틀렸고, 고통을 호소했다. 의료진이 투입되어 응급 처치를 진행했는데, 약간의 고통을 호소하는 것 외에는 별 다른 이상을 보이지 않은채 경기를 진행했다. 결국 비카리오는 경기를 풀타임 소화하며 토트넘의 클린시트 승리를 이끌었다.
알고보니 비카리오는 고통을 숨긴 채 경기를 소화했다. 경기 당시 비카리오의 상태를 진단한 의료진을 포함해 '주장' 손흥민은 물론, 앤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또한 이 사실을 몰랐다. 토트넘은 26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비카리오는 금일 오른쪽 발목 골절 수술을 받았다. 그는 맨시티전 도중 부상을 입었다. 의료진의 점검 이후 훈련 복귀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비카리오는 심경을 밝혔다. 비카리오는 26일 개인 SNS를 통해 "때로 축구는 짜릿함을 선사하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도전하기도 한다. 나는 발목 뼈가 부러진 채로 맨시티전 60분을 뛰었고, 팀을 위해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안타깝지만 이 일을 피할 방법이 없었다. 수술이 필요했다. 당분간 팀을 도울 수 없게 되어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초비상'이다. 비카리오는 지난 2023-24시즌 이적한 이후, 붙박이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 동물적인 선방 뿐만 아니라, 빌드업 측면에서도 토트넘에 많은 도움을 줬다. 비카리오의 백업 골키퍼로 36세의 프레이저 포스터, 알피 화이트먼, 브랜던 오스틴이 존재하는 상황이지만 세 명 모두 선발로 나서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니자르 킨셀라 기자는 "비카리오는 대체 불가능한 선수다. 대부분의 포지션엔 유능한 백업이 있지만, 골키퍼 포지션에는 의문이 있다. 포스터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단 한 경기를 소화했다. 이번 시즌에도 몇 차례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PL 수준에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수준급의 백업 골키퍼를 영입하지 않은 토트넘의 선택으로, 그들은 시즌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요한 12월에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풋볼 런던'은 PL 골키퍼 긴급 영입 규정을 논했다. 매체는 "구단이 골키퍼 포지션에서 주전을 대체할 선수가 없는 경우, 긴급 골키퍼를 영입할 수 있는 특별 허가를 받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PL 규정집의 규칙 V.7.6.2에 따르면 '이사회가 예외적이라 판단하는 상황에서, 이사회는 전적인 재량에 따라 골키퍼의 임시 이적을 허가할 수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허가될 확률을 낮을 것으로 봤다. 매체는 "현재 비카리오가 부상으로 결장 중인 유일한 주전 골키퍼다. 따라서 이 상황이 '예외적인 경우'로 간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토트넘은 신체적 이상이 없는 출전 가능한 세 명의 다른 주전 골키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여름 이적시장 종료 후 제출된 PL 25인 명단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