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던 허정무가 바라본 현 대한축구협회장 정몽규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도전장을 내민 허정무는 정몽규 회장을 존중했으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정무 후보자는 25일 서울 송파 올림픽 파크텔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몽규 회장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허정무 후보자는 올해 꾸준히 선거 출마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던 가운데 이날 축구협회장직에 공식적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어 “불투명하고 미숙한 행정의 연속, 잘못을 알고도 고치지 않으려는 부끄러운 행동은 오늘날 협회의 위상을 떨어뜨렸다. 한국축구가 퇴보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공정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시기다”라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허정무 후보자는 정몽규 회장 체제의 축구협회에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여러 문제가 있었다. 사면 파동, 클린스만 감독, 홍명보 감독 등 선임 문제가 불거졌다”라며 “의사결정 구조에 문제가 있다. 독단적인 운영 방법으로 인해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감독 선임은 협회장의 의사로 결정돼서는 안 된다. 시스템의 부재가 원인. 앞으로 협회는 투명하고 상식에 맞는, 혼자만의 결정이 아닌, 윗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더욱이 정몽규 회장과는 부회장 시절 함께 일했었다. 그는 정몽규 회장에 대해 “잠깐 동안 협회에 있었다. 브라질 월드컵 이후 축구협회는 아무 책임 안 지냐고 해서 제가 물러났었다”라며 “정몽규 회장은 성실하고 착실하고 일에 몰두하는 존경하는 분”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내가 협회에서 일하면서 ‘의사 결정이 잘 안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어떤 조직이든 명확하게 안건이 올라왔을 때 그 처리가 전문가, 담당자로부터 의견이 조율되고, 찬반 토론을 거쳐 일을 추진해야 한다.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정몽규 회장을 비난할 의도는 없다. 그는 근본적으로 축구에 대한 열정, 사랑이 많은 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정몽규 회장은 여전히 4선 도전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연임에 나설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약 15여 년 만에 복수 후보자가 축구협회장직을 두고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 8일이다. 축구협회 정관 제23조의2 제2항 ‘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 규정에 따르면 선거 당일 기준 만 70세 미만인 자만 축구협회장 후보 등록이 가능하다. 1955년 1월 13일 생인 허정무 후보자는 70세 생일을 5일 앞둔 시점에서 출마한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달 12일 선거운영위원회가 구성되고, 25일부터 사흘간 후보자 등록 기간을 갖는다. 선거인단은 축구협회 대의원과 산하단체 임원, 지도자, 선수, 심판 등 축구인 약 200명으로 구성된다.
[송파=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