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천] 이정빈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제시 린가드(잉글랜드)가 FC서울에서 보낸 첫 시즌을 돌아봤다. 한국 생활에 크게 만족한 그는 다음 시즌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을 다짐했다.
린가드는 23일 오후 2시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8라운드(파이널B 5라운드) 김천상무와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풀타임을 소화한 린가드는 조영욱의 선제골을 돕는 날카로운 킥을 비롯해 서울 공격을 진두지휘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린가드는 “한국 생활은 정말 행복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매 순간을 즐겼다. 시즌을 돌아보면 좋았을 때도 있었고, 나빴던 때도 있었다. 특히 홈에서 5연패 하던 시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팀이 정말 멋진 개성을 보여줬고, 용기와 자신감을 유지한 채 강한 모습으로 승리를 가져왔다”라고 첫 시즌 소감을 전했다.
시즌 후 프리시즌 전까지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지 질문하자 “가족과 시간을 보낼 것 같다. 특히 딸과 많은 시간을 못 보냈기에 대부분 시간을 딸과 보낼 예정이다”라며 “영국이 조금 춥긴 한데 맨체스터, 런던에서 친구들도 보고 가족과도 함께 하려고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다음 시즌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린가드의 등장으로 K리그 역시 거물급 스타를 영입할 수 있는 리그라는 걸 증명했다. 국내 축구 팬들이 더 많은 스타 유입을 바라는 가운데, 린가드는 자신이 추천 명단을 만들어 오겠다며 농담했다. 린가드는 취재진이 K리그행을 추천할 스타가 있냐고 묻자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리스트를 만들어 오겠다”라고 답했다.
리그 최종전에서 승리한 서울은 4위 자리를 지키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엘리트(ACLE)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시즌 후 ACLE 우승 팀과 ACL2 우승 팀을 지켜봐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지만, 린가드는 다음 시즌 아시아 대항전 진출을 기대했다.
린가드는 “축구 자체가 저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항상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이 가슴 깊숙이 있다. 이번 시즌 들어와서 경기를 계속 소화함으로써 스스로 동기부여가 생겼다”라며 “다음 시즌 ACL 무대에 나서게 된다면 큰 경기를 뛰게 될 텐데, 선수로서 큰 경기를 뛸 때 가장 흥분됐다. 그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다”라고 각오했다.
팬들을 향한 진실한 마음도 전했다. 린가드는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 홈이든 원정이든 항상 티켓을 구매하고 너무나 멋진 응원을 보내주셨다”라며 “특히 원정 경기마다 많은 수호신이 오신 걸 보고 깜짝 놀랐다. 팬들이 직접 돈을 내고 서울 경기를 보러 왔으니 우리는 좋은 경기할 의무가 있다”라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보냈다.
이어 “홈, 원정 경기 가리지 않고 저희에게 너무나 멋진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다음 시즌 관련해 멀리 생각하고 싶지 않다. 지금 하고 싶은 건 서울로 돌아가 동료들과 재밌게 식사하면서 하루를 즐기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린가드는 오랜만에 득점을 기록한 동료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김천전 서울은 조영욱, 임상협, 호날두가 나란히 득점 맛을 보면서 승점 3을 추가했다. 린가드는 “(임)상협, (조)영욱, 호날두 이 세 선수에게 너무나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세 선수는 조금 힘든 시즌을 보냈다. 그런데도 티 내지 않고 매일 훈련장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다”라고 동료애를 드러냈다.
곧바로 “특히 호날두에게 득점 후 ‘네가 넣을 자격이 있다’라고 말해줬다. 득점한 세 선수에게 정말 고맙고 한 시즌을 한 팀이자 가족으로 함께 싸워나갈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라고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 = 골닷컴, 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