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반진혁 기자 = 손흥민에게 또 상처를 주나?
영국 매체 '가디언'은 23일 "영국축구협회(FA)로부터 7경기 출전 정지와 10만 파운드(약 2억)의 벌금을 부과받았지만, 토트넘 홋스퍼는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처벌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 손흥민의 유니폼을 원한다는 말에 "사촌도 똑같이 생겼을 것이다. 그것이라도 갖다줄까?"라며 동양인을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의미의 인종 차별 발언을 한 바 있다.
벤탄쿠르는 "농담이었다"고 변명했다. 손흥민은 "진심 어린 사과가 느껴졌다. 눈물이 나왔다"고 감쌌지만, 여론은 그렇지 않았다.
영국축구협회(FA)는 지난 9월 벤탄쿠르를 기소하면서 "국적, 인종 혹은 민족적 기원에 대한 언급을 포함한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19일 "벤탄쿠르는 미디어 인터뷰 중 비도덕적 행동을 위반한 혐의로 7경기 출장 금지와 10만 파운드의 벌금을 받는다"며 징계 내용을 발표했다.
벤탄쿠르는 이번 징계로 중요한 경기들에서 결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토트넘은 너무 부당한 징계라며 항소를 진행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20일 공식 채널을 통해 "벤탄쿠르에 대한 잉글랜드 축구협회(FA)의 징계 기간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죄 판결을 수용하지만, 부과된 제재가 과도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22일 "토트넘 홋스퍼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벤탄쿠르의 7경기 출장 정지 징계에 대해 구단의 항소 결정을 지지했다. 그러면서 '탁월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고 언급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피해자 손흥민 보다 가해자 벤탄쿠르의 편을 들어준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영국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벤탄쿠르가 징계 기간 동안 충분히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돕고 다시 경기장에 설 준비를 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벤탄쿠르의 징계 확정 후 직접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사건 이전에는 대화한 적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벤탄쿠르는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어떤 처벌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알고 있다. 우리는 팀으로서 지원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선수들을 향한 인종차별 사건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피해 보고 역시 늘고 있다"고 조명했다.
손흥민도 인종차별 피해를 입었다. 지난 2022/23 시즌 5월 토트넘과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일어났다.
손흥민은 선발 출전 후 후반 44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는데 벤치까지 거리가 멀어 가까운 터치라인으로 나와 크리스탈 팰리스 원정석을 지나는 상황이었다.
그 상황에서 크리스탈 팰리스 팬이 손흥민을 향해 양손으로 눈을 찢는 행동을 선보였다.
눈을 찌는 행동은 보통 동양인을 비하하는 의미도 통용되는 제스처로 알려져 있다.
황희찬도 당했다. 지난 7월 이탈리아 세리에A의 코모 1907과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 출전했다.
황희찬이 이날 경기에서 인종 차별 발언을 들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끄는 중이다.
당시 옆에 있던 황희찬의 울버햄튼 동료 다니엘 포덴세가 격분해 상대 선수를 주먹으로 가격하는 등 매우 심각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황희찬은 재키 찬이라는 단어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등 해외에서 동양인을 비하하는 의미로 통한다.
울버햄튼의 게리 오닐 감독은 "황희찬이 정말 실망스러운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 그만 뛰고 싶은지 의사를 물었지만, 그는 계속 뛰기를 원했다. 어려운 순간에도 팀을 먼저 생각했다는 것에 자랑스럽고 구단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것이다"고 언급했다.
울버햄튼은 공식 성명문 발표와 유럽축구연맹(UEFA)에 공식 항의서를 제출하는 등 대응했다.
이강인도 인종 차별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이강인의 인종차별은 훈련장에서 발생했다. 선수들과 팬이 소통하는 자리에서 'Chinois'라고 외친 것이다.
이강인은 이를 듣지 못했던 걸까. 웃으면서 정신없이 팬들과 인사 후 훈련장을 빠져나갔다.
Chinois는 중국인을 뜻하는 단어로 동양인을 비하하는 의미가 있다. 스페인 등 유럽에서 조롱하거나 인종차별을 뜻하는 용어로 쓰인다.
프랑스의 다른 매체 '우에스트 프랑스''는 "한 팬이 대한민국 국적 이강인에게 중국인이라고 불렀다. PSG 팬들의 분노를 자아낸 실수였다"고 조명했다.
'르 트렌스페르'는 "이강인이 인종차별 모욕의 대상이 됐다. 한 팬이 욕설을 내뱉었다"고 비판했다.
STN뉴스=반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