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뮌헨은 숫자가 많지 않지만 일부 포지션에 집중된 부상자 때문에 선수단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민재를 선발에서 빼기는커녕 경기 막판 휴식을 주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중원 대체자 레온 고레츠카가 역할을 해 준 게 아우크스부르크전의 다행이었다.
23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4-2025 독일 분데스리가 11라운드를 치른 바이에른뮌헨이 아우크스부르크를 3-0으로 꺾었다.
바이에른이 9승 2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가면서 승점 29점으로 선두 독주 구도를 지켰다. 아우크스부르크는 3승 3무 5패가 되면서 승점 12점에 머물렀다.
이날 김민재는 깔끔한 경기로 상대 공격을 원천봉쇄하면서 결정적인 실점 위기는 단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평소의 패기 넘치는 몸싸움이나 빠른 질주는 거의 없었다는 게 특징이었다. 오히려 이번 시즌 개막 후 소속팀과 대표팀의 전경기를 선발로 소화하면서 쌓인 피로 때문에 피곤함을 감추지 못했다. 피로가 쌓였을 때 특히 상태가 안 좋아지는 종아리와 발목 쪽에 불편을 느끼는 모습도 있었다. 다리를 끌면서 뛰는 모습, 숨 돌릴 겨를이 있을 때 허리에 손을 올리고 고개를 떨구는 모습은 체력이 고갈된 선수의 특징이었다.
김민재는 빠르게 뛰어야 하는 상황을 애초에 만들지 않기 위해 평소보다 더 집중해서 경기를 소화했고, 실제로 수비 배후를 거의 내주지 않으며 90분을 보내는 데 성공했다.
바이에른은 이날 큰 숙제 하나를 풀었다. 중앙 미드필더 4순위였던 고레츠카의 준수한 경기력이다. 이번 시즌 바이에른은 개막 직후 요주아 키미히의 파트너로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기용을 고집하다가, 그의 부상 이후 주앙 팔리냐로 대체했다. 그런데 최근 국가대표 일정 중 팔리냐까지 다치자 고레츠카를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원래 바이에른 간판 스타였던 고레츠카는 이번 시즌 후보로 밀려 있었고 선발로 뛰었던 한 경기마저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경기에서 고레츠카는 1도움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공수 양면에서 활발하게 뛰며 뱅상 콩파니 감독의 전술에 한결 녹아들었다. 바이에른은 급한 불을 껐다. 고레츠카는 경기 전부터 방출 대상 1순위 선수로 거론되던 중이었기 때문에 어수선한 개인 계약 상황에서도 집중한 것이 더 다행이었다.
후반 추가시간에야 점수차가 두 골로 벌어졌는데, 콩파니 감독은 이때도 김민재를 뺄 수 없었다. 이번엔 라이트백 사샤 보이가 부상에서 돌아왔기 때문에 실전 테스트를 해야 했다. 결국 선발 멤버 중 킹슬리 코망, 하파엘 게헤이루, 마이클 올리세, 자말 무시알라, 알폰소 데이비스가 차례로 빠졌다. 가장 체력고갈이 심한 김민재와 요주아 키미히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바이에른은 매 경기 3~4일 간격으로 파리생제르맹(PSG), 보루시아도르트문트, 바이엘04레버쿠젠을 만나는 지옥의 일정을 앞두고 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건 중원 조합을 새로 맞추는 일이었다. 이 과제에 집중하느라 김민재에게 휴식을 줄 여유가 없었다. 김민재는 이 경기를 잘 버텨냈지만 다가오는 3연전 모두 부상 없이, 심각한 부진 없이 진행하려면 하늘이 도와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