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벤탄쿠르 왜 화형시키나?"…끝까지 손흥민 외면, 가해자 옹호…포스테코글루 "항소는 권리"
"벤탄쿠르 왜 화형시키나?"…끝까지 손흥민 외면, 가해자 옹호…포스테코글루 "항소는 권리"
botv
2024-11-23 01:42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다시 한 번 가해자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감싸안았다.

이번엔 다소 과격한 표현까지 쓰면서 벤탄쿠르를 옹호했다.

토트넘 훗스퍼는 오는 24일 오전 2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경기장에서 홈팀 맨체스터 시티와 2024-20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올해 마지막 A매치를 치른 선수들이 복귀한 뒤 처음 벌이는 공식전인데 토트넘의 분위기를 밝지 않다. 원래 다쳐던 주전 수비수 미키 판 더 펜에 이어 또 다른 핵심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다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벤탄쿠르가 잉글랜드축구협회 7경기 출전 정지 중징계를 받아 역시 출전할 수 없다.

맨시티는 최근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일궈낸 강팀이다.

하지만 맨시티에도 패하면 안 그래도 10위에 그치고 있는 순위가 더 내려갈 수 있어 토트넘은 최소 승점1 확보를 위해서 뛴다.

맨시티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로메로 부상 결장을 확인했다. 그는 "로메로는 내일 뛰긴 어렵다. 다음 주에 나서길 바란다"며 주전 센터백 두 명 모두 맨시티전에 뛸 수 없음을 알렸다.


이어 벤탄쿠르 질문이 나왔다.

벤탄쿠르는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인해 잉글랜드축구협회(FA)에서 7경기 출전 정지와 10만 파운드(1억 7000만원) 벌금을 받았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이번 시즌 초 벤탄쿠르를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잉글랜드축구협회는 "벤탄쿠르가 부적절한 행동을 하거나 모욕적인 언사를 사용했기 때문에 FA 규정 E3.1을 위반했다는 혐의가 있다. 또한 FA 규정 E3.2에 정의된 '중대한 위반'을 구성한다고 주장하는데, 여기에는 국적, 인종, 민족적 기원에 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 언급이 포함돼 있다"고 기소 배경을 설명했다.

E3 가중 위반 규정은 E3.2 규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기존 E3.1 규정에 명시되어 있는 부적절한 행위나 폭력적인 행동, 모욕적인 언행 등에 차별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을 경우 가중 위반에 해당된다. 벤탄쿠르는 방송에서 명백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기 때문에 이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자신의 조국인 우루과이의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등장한 뒤 손흥민 유니폼을 달라는 진행자에게 "아니면 손흥민 사촌 것은 어떤가. 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후 벤탄쿠르가 두 번 사과하고 손흥민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마무리될 것 같던 사건은 한 시민단체의 문제제기를 통해 잉글랜드축구협회에도 알려졌다.

결국 징계위원회를 통해 벤탄쿠르에 대한 중징계가 확정됐다.

토트넘은 곧장 항소했다. 토트넘은 지난 20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주 내려진 벤탄쿠르 징계에 대해 항소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우린 징계를 수용하지만 형량이 다소 엄격하다고 본다"며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 벤탄쿠르는 출장 정지 처분을 받게 되며, 토트넘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구단의 뜻에 동참했다.

그는 "벤탄쿠르는 실수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어떤 처벌이든 받아들인다"면서도 "첫 번째 징계가 가혹하다고 생각해 항소했다. 난 이것이 우리의 권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난 벤탄쿠르보다 더 큰 실수를 저질렀을 만큼 나이가 많지만, 그 실수로부터 배우는 것이 허락됐다. 그 덕분에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라며 벤탄쿠르가 이번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해 많이 반성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맨시티전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탄쿠르에 대한 용서 및 징계 경감을 부탁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요즘 사람들이 위태로운 사람을 화형시키고 싶어한다는 건 알지만, 계속 말했듯이 진정한 교육과 진보를 원한다면 누군가가 실수를 하고 벌을 받을 때 이를 이해해야 한다"라며 "그 중 일부는 교육이고, 사람들이 보는 방식으로 그들을 대하는 것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바란다"라고 주장했다.

'화형'이라는 다소 가격한 언어를 쓰면서까지 벤탄쿠르의 잘목이 7경기 정지를 받을 정도는 아니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피해자인 손흥민의 아픔, 더 나아가 아시아 선수들과 아시아인들의 고통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오로지 벤탄쿠르 징계 축소에만 사활을 걸고 매달리는 중이다.

사진=토트넘 SNS / 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