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나 똑같다. 피해자 손흥민(32)은 외면하고, 가해자 로드리고 벤탄쿠르(28·이상 토트넘)는 옹호하고 나섰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벤탄쿠르에 대한 징계를 공식 발표했다. FA는 “우리는 벤탄쿠르가 미디어 인터뷰에서 규칙 E3를 위반한 혐의로 7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10만 파운드(약 1억 7,600만 원)를 부과했다”라고 알렸다.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 사건은 뜨거운 이슈였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자신의 조국 우루과의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팀 동료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 당시 손흥민의 유니폼을 가져다 달라는 요청에 그는 “손흥민? 그의 사촌의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르겠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모두 똑같이 생겼으니까”라고 말했다.
이는 ‘동양인들이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다. 따라서 이 발언은 이후 큰 논란이 됐고,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지만 그럼에도 비판 목소리는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피해자인 손흥민이 직접 SNS를 통해 벤탄쿠르의 사과를 받아주는 게시글을 올리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FA가 가만있지 않았다. 지난 9월 영국 공영방송 ‘BBC’는 “FA는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혐의로 벤탄쿠르를 기소했다”라며 “FA는 벤탄쿠르가 규정 E3를 위반한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FA는 부적절한 태도로 모욕적인 발언을 했으며 그의 발언이 국적이나 인종을 차별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에 더 중대한 위반 사항으로 볼 수 있다고 기소문에 명시했다. 규정에 따라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소 6경기에서 최대 12경기까지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리고 전했다.
이후 벤탄쿠르가 변명을 대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결국 인정되면서 7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징계가 확정됐다.
그러나 토트넘은 벤탄쿠르의 징계에 대해 항소를 하는 기행을 보였다. 토트넘은 지난 20일 “이번 주 초에 내려진 벤탄쿠르에 대한 FA의 출전 금지 기간에 대해 항소했다. 우리는 징계의 결정에 대해선 받아들이지만, 그에 대한 제재가 가혹하다고 믿고 있다. 항소 진행 기간에는 벤탄쿠르의 국내 경기 출전은 제한되며 구단은 해당 기간 추가적으로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알렸다.
더불어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나섰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과도한 징계에 대해 항소한 구단의 결정을 지지한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고, 어떠한 징계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라며 “그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비록 실수를 저지르긴 했으나 그는 훌륭한 팀원이고, 최고의 인성을 가진 선수다”라고 벤탄쿠르와 토트넘의 항소 결정을 지지했다.
참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토트넘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피해자인 손흥민은 안중에도 없고, 가해자인 벤탄쿠르를 보호하고 옹호하는 데만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