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박진우]
데얀 쿨루셉스키의 포지션 변경은 '신의 한 수'가 됐다. 통계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축구 통계 업체 '데이터MB'는 22일(한국시간) 유럽 5대리그 소속 미드필더 중, 90분당 가장 많은 키 패스를 기록한 선수 순위를 공개했다. 유럽 5대리그란 프리미어리그(PL), 독일 분데스리가, 스페인 라리가, 프랑스 리그앙, 이탈리아 세리에A를 지칭한다.
매체가 공개한 선수 중 '1위'는 쿨루셉스키(토트넘 훗스퍼)였다. 쿨루셉스키는 90분당 1.12회의 키패스를 기록했다. 이어 플로리안 비르츠(레버쿠젠, 1.06회), 에르나니(파르마, 1.06회), 콜 팔머(첼시, 1.01회), 호드리고 데 파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1회)이 각각 2위~5위에 이름을 올렸다.
2000년생 쿨루셉스키는 스웨덴 국적의 선수다. 쿨루셉스키는 지난 2021-22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에 합류했다. 쿨루셉스키는 그간 주로 우측 윙어로 출전했다. 왼발을 활용한 드리블을 통해 측면을 돌파하고 크로스를 올리는 플레이를 가져갔다. 입성 초기에는 이 플레이가 효과적으로 먹혔으나, 점차 시간이 지나며 상대 수비수들이 쿨루셉스키의 패턴을 읽었다. 결국 지난 시즌 말미부터 부진에 빠진 쿨루셉스키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다. 원인은 '포지션 변경'이었다. 앤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번 시즌에 들어서며 쿨루셉스키의 주 포지션을 윙어에서 미드필더로 변경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쿨루셉스키의 창의성과 판단력이 중앙에서 뛸 때 더 빛을 발할 것이라 전망했다. 선택은 적중했다. 쿨루셉스키는 중앙과 측면을 넘나들며 토트넘 공격의 활로를 뚫고 있다.
현재 쿨루셉스키는 제임스 매디슨을 밀어내고 중앙과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활약한다. 쿨루셉스키는 공격 지원 뿐만 아니라, 왕성한 활동량으로 파이널 서드에서 상대를 끊임없이 압박한다. 이에 상대의 빌드업을 끊어내고, 토트넘의 역습으로 이어지는 장면이 많이 연출된다. 공수 양면에서 토트넘의 '엔진' 역할을 하는 것이다. 11경기 2골 2도움으로 공격 포인트는 많지 않지만, 실질적인 '살림꾼'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수치가 이를 증명했다. '데이터 MB'에 따르면 쿨루셉스키는 경기당 1.12회의 키패스를 기록했다. 유럽 5대리그에서 활약하는 미드필더 중 최고 수치였다. 현재 '유럽 최고의 재능'이라 불리는 비르츠보다 높았다. 지난 시즌이 마무리된 후, 유력한 방출 후보로 거론됐던 시기와 180도 다른 상황이다. 쿨루셉스키는 '주장' 손흥민과 함께 토트넘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성장했다.
스웨덴 국가대표팀에서의 활약상도 빛난다. 최근 쿨루셉스키는 '주장 완장'을 부여 받았다. 뛰어난 워크에식과 함께 최근 활약상을 제대로 인정받은 것. 쿨루셉스키는 최근 A매치 6경기에서 2골 2도움을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지난 20일 열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UNL) 리그C 조별리그 1조 6차전 아제르바이잔과의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 팀의 6-0 대승을 이끌었다. 토트넘과 대표팀에서 '핵심'으로 발돋움한 쿨루셉스키의 이면에는 '포지션 변경'이라는 신의 한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