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엔지 포스테코글루(59)는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을 모욕한 로드리고 벤탄쿠르(27, 토트넘)를 감쌌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22일(한국시간)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7경기 출장 정지 징계에 대해 구단의 항소 결정을 지지하며, 그를 '탁월한 사람(outstanding person)'이라고 언급했다"라고 보도했다.
논란이 된 발언은 팀의 주장 토트넘을 향한 배려보다는 인종차별 발언으로 비난받는 벤탄쿠르를 감싸는 내용이다.
지난 18일 영국 축구협회(FA)는 "로드리고 벤탄쿠르에게 7경기 출장 금지와 10만 파운드(약 1억 7,6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6월, 우루과이 방송 '포르 라 카미세타'에서 시작되었다. 손흥민의 유니폼을 요청받은 벤탄쿠르는 웃으며 "그 유니폼이 손흥민의 사촌 것일 수도 있다. 그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으니까"라고 말했다. 이는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의 외모를 비하한 것으로 해석되며 큰 논란을 일으켰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발언이 단순한 농담이었을 뿐, 인종차별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FA의 결정에 반발했지만 독립 위원회는 그의 발언이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FA는 "문제의 발언은 국적, 인종, 민족적 배경을 포함한 내용으로 FA 규정 E3.2에 따라 가중 위반으로 간주되었다"며 벤탄쿠르의 행위가 징계의 근거가 됐다고 명확히 설명했다.
토트넘 구단은 손흥민보다 벤탄쿠르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단은 벤탄쿠르의 7경기 출장 금지 징계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항소를 결정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벤탄쿠르가 징계 기간 동안 충분히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돕고, 그가 다시 경기장에 설 준비를 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징계가 확정된 후 그와 직접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대표팀에서 복귀하지 않은 상태다. 사건 이전에는 대화한 적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감독은 "벤탄쿠르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어떤 처벌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알고 있다. 우리는 팀으로서 그를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반인종차별 자선단체 '킥 잇 아웃(Kick It Out, KIO)'은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선수들을 향한 인종차별 사건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피해 보고 역시 늘고 있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3-2024시즌 KIO에 접수된 선수를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은 395건으로 2022-2023시즌의 277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해당 사례 중 무려 55%가 동아시아 선수들을 향한 인종차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BBC는 "지난 5개 시즌 동안 KIO에 접수된 937건 중 선수 특정 인종차별 사건은 327건이었는데 단 7명의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선수에게 집중됐다. KIO의 사무엘 오카포르 CEO는 '우린 이런 종류의 인종차별에 대해 정말 많은 보고를 받았다. 팬들이 차별은 용납할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오고 있으며 축구계는 이에 귀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토트넘은 벤탄쿠르의 징계에 항소한다고 밝혔다. 토트넘의 수비수 벤 데이비스는 '우리 팀은 이 사건을 무마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진중하게 다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라며 최근 토트넘의 인종차별 이슈를 둘러싼 태도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