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54)의 매직이 고비에서 살아났다.
동남아시아의 약체로 분류되던 인도네시아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첫 승리를 따냈다.
신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C조 6차전에서 마르셀리노 퍼디넌(옥스퍼드 유나이티드)의 연속골에 힘입어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눌렀다.
직전 5경기에서 3무2패로 꼴찌에 머물렀던 인도네시아는 첫 승리와 함께 승점 6점으로 1경기를 덜 치른 호주(1승3무1패)에 골득실에서 밀린 3위로 올라섰다. 에르베 르나르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은 사우디아라비아(1승3무2패)는 인도네시아에 다득점에서 밀린 4위가 됐다.
올해 마지막 A매치에서 웃은 인도네시아는 193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첫 본선의 희망을 되살리게 됐다. 인도네시아는 원래 목표로 삼았던 4차예선 진출 뿐만 아니라 본선에 직행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3차예선은 각 조의 1~2위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고, 3~4위는 4차예선에서 남은 2.5장의 본선 티켓을 다투게 된다.
신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입국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에르베 르나르 감독이 부임했다고 사우디아라비아가 갑자기 바뀌기는 힘들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특유의 리듬을 살리지 못하도록 끊으면 승산이 있다. 조 추첨이 끝났을 때부터 선수들의 피지컬이 강한 호주보다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승리를 노릴 만한 상대라고 봤다”고 말했다.
신 감독의 노림수는 이날 경기에서 제대로 적중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옥스퍼드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퍼디넌이 전반 32분 측면에서 연결된 크로스를 감각적인 오른발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뒤 후반 12분 역습 찬스에서도 오른발슛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골망을 흔들면서 승리를 굳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