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토트넘을 이끄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패배와 성적에 대한 심한 압박에 시달리지만, 아직까지는 확실히 지지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 전담 매체 '스퍼스 웹'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압박이커지며 프리미어 리그 전반의 여러 감독들과 계속 연결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엮인) 클럽 중 하나는 토트넘의 감독 접촉설에 대해 딱히 염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 시점에서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해고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이지만, 일부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이미 그를 해고할 경우를 대비해 그를 대체할 감독 후보 명단을 작성했다고도 알려졌다"고 전했다.
토트넘의 성적은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설이 나오는 것도 예삿말은 아니다. 토트넘은 현재 7승3무12패, 승점 24점으로 리그 15위에 올라있다. 강등권인 18위 입스위치와는 승점 8점 차다.
그에 걸맞게 냉혹한 경기들이 토트넘을 지나갔다. '북런던더비'로 불리는, 자존심이 걸린 아스널전에서는 손흥민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또 5부 탬워스와의 FA컵 경기에서는 1.5군으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손흥민, 데얀 쿨루셉스키 등 기존 주전들을 모두 투입하고 나서야 찝찝한 승리를 거뒀다. 여기에 직전 경기인 에버턴전에서도 2-3 패배를 당하며 연패 사슬에 발목이 단단히 묶였다. 에버턴전 패배로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경기 3연패에 잠겼다.
토트넘은 현재 선수단이 10명 가까이 부상을 입어 가용 자원을 제대로 돌릴 수 없는 상황이다. 한 명이 복귀하면 한 명이 부상을 입어 눕는다. 윌슨 오도베르, 굴리엘모 비카리오, 미키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브레넌 존슨, 벤 데이비스, 티모 베르너, 로드리고 벤탄쿠르, 데스티니 우도기 등 10명 가까운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쓰러지거나 한번씩 쓰러졌다가 복귀한 전적이 있다. 특히 로메로와 판더펜은 뉴캐슬전에서 급하게 복귀했다가 부상이 도져 다시 들어가기도 했다. 히샤를리송도 부상으로 앓다가 아스널전에서 겨우 복귀했다.
손흥민 역시 지난해 9월 당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넘어졌으며 약 2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복귀했다. 이후 쭉 선발로 나서고 있지만 여러 어려운 상황이 겹치며 이전만큼의 기량이 나오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영국 매체인 '기브미스포츠'는 토트넘이 현 감독을 경질할 것이라고도 전망한다. 해당 매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미래에 대한 추측이 커지며 토트넘이 본머스의 감독 안도니 이라올라를 주시할 것이라는 예상이 떴다"고 전했다.
스페인 출신 이라올라 감독은 2023년 게리 오닐 감독의 후임으로 본머스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전에는 미란데스, 라요 바예카노 등을 이끈 바 있다. 시즌 초반에는 연패를 당하고 강등권까지 떨어지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23-24시즌 중반부터 팀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으며 24-25시즌에도 초반 토트넘, 맨시티 등의 강팀을 잡고 현재 순위를 7위(10승7무5패, 승점 37점)까지 끌어올렸다.
물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이 매체는 "이라올라는 분명 본머스에서의 상승세로 토트넘의 관심을 끌테지만, 그가 시즌 중 팀을 떠날 확률은 매우 적고 현재 부상 선수들을 치료하는 마법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 외에도 지난해 6월 도르트문트 감독직에서 물러난 에딘 테르지치가 유력한 후보군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테르지치 감독은 뛰어난 선수단 장악 능력으로 부진한 선수를 살려 쓰는데 능한 감독이다.
그 밖의 풀럼의 마르코 실바 감독도 물망에 올랐지만 위약금 800만 파운드로 인해 사실상 다니엘 레비 회장이 손대지 않을 것이라는 설이 제기됐다.
하지만 그간 나온 보도에 의하면 토트넘 수뇌부는 당분간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좀 더 믿어보기로 한 모양새다. 어쩔 수 없는 선수단 부상이 그의 가장 큰 방어막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구단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유예를 주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끔찍한 부상 이력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공격적인 스타일로 경기를 주도하고 흥미로운 축구를 선보이는 색채로 호평받기도 했다. 다만 세부 전술이 없고 세트피스에 대한 대처가 없는데다 선수단의 체력을 상당히 많이 소비하는 전략으로 비판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스퍼스 웹'은 "외부 압력에도 불구하고 클럽 소식통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여전히 토트넘 수뇌부의 지지를 받고있다"며 "테르지치, 실바, 이라올라 등은 모두 훌륭하지만 토트넘 팬을 들뜨게 할 수는 없다. 만약 토마스 투헬이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같은 감독을 데려올 수 있다면 레비 회장은 포스텍 감독을 당장 경질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첼시, 뮌헨 등을 지휘한 투헬 감독은 훌륭한 역량으로 챔스 우승의 성적을 낸 바 있고, 포체티노 감독은 토트넘을 지휘하던 당시 팀 사상 최고의 감독으로 평가받으며 팀을 챔스 준우승까지 이끌었다.
한편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24일 한국시간으로 오전 2시45분에 비르솔 라인 네카르 아레나에서 호펜하임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경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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